친문당? 86그룹당? 추미애당?… 새 집권여당 주도권 싸움 치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쪽은 추 대표다. 그는 11일 대선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내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원회 소집을 시도했다. 새 정부의 인사 추천권을 당이 전폭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12일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친문(친문재인)계의 반발로 기구 설치는 무산됐다. 다만 올해 3월 당헌에 포함된 ‘국정 운영에 필요한 인사를 추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유지하기로 해 당청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다.
추 대표가 예고한 당직 개편 역시 당내 권력지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체질 및 역량 강화를 통해 새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하는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개편’이라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당 관계자는 “추 대표의 이런 움직임은 당내 권력의 핵심인 친문에 대항할 ‘추미애 사단’을 꾸리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이런 의혹을 불식하고 ‘탕평 인사’에 나서면 오히려 추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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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집권 초반 청와대와의 핫라인을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 의원은 특정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내 의원들과 두루 친분을 쌓아 정당 간 협치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당내에서는 홍 의원이 당선되면 권력의 무게중심이 친문계로 더욱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 의원이 승리한다면 ‘포스트 대선’ 정국에서 86그룹이 새롭게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86그룹의 전면적 부상도 당내 역학구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송영길 의원 등이 대표적 86그룹이다. 우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당청의 핵심 포스트를 86그룹이 모두 차지하는 셈이다.
박성진 psjin@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