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요코스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 남부 테네시 주의 시골 마을로 이주했다. 농장에서 일한 해리스 어머니는 아들에게 두 개의 뿌리를 가진 데 대한 자긍심을 지니라고 했지만, 일절 일본 말을 가르치진 않았다.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의 여파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때였다. 그런 해리스가 일본의 공습을 받았던 하와이에서 총사령관으로 근무 중이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해리스는 베테랑 해군 항공조종사였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중국을 견제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10월 해리스를 태평양함대사령관으로, 이듬해 9월엔 총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으로는 첫 4성 해군 제독이었다. 지난해 12월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진주만 애리조나함에서 역사적 화해를 할 때 해리스도 옆에 있었다. 일본군이 폭격한 그 자리에 일본계 총사령관에 앉은 그 상황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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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