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인천문예회관서 음악회 개최… 러시아 챔버 앙상블 무대 올라 8, 9일엔 서울-광명서 무료 공연
10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러시아 음악의 밤’ 무대에 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자들. 주한 러시아연방 명예 총영사관 제공
인천과 러시아는 이처럼 인연이 깊다. 러시아는 2011년 인천만을 관할하는 총영사관을 별도로 개설했다. 러시아 유학파 정헌 씨(61)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러시아 명예 총영사로 임명돼 인천을 책임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도 러시아 총영사관이 있다.
주한 러시아 명예 총영사관은 10일 오후 7시 반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5회 러시아 음악의 밤을 연다. 러시아 음악의 밤은 지난해 열리지 못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선 명예 총영사관 사무실이 개설 5년 만인 지난해 인천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서울로 이전해서다.
1903년 인천 중구 선린동 자유공원 인근에 지어진 제정 러시아 르네상스풍 양식의 러시아 영사관. 러일전쟁 패배로 폐쇄된 뒤 일제강점기에는 체신국 인천출장소로, 광복 후에는 해군 인천경비사령부로 사용되다 1974년 철거됐다.
10일 공연에는 러시아 3대 국립오케스트라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SPB GASO) 소속 연주자로 구성된 챔버 앙상블이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바얀(아코디언) 퍼커션으로 구성된 연주단이 1, 2부로 나눠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비제의 ‘현과 타악기를 위한 카르멘 모음곡’을 비롯해 20여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SPB GASO가 편곡한 ‘아리랑’도 연주한다. 차이콥스키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최고 연주자 과정을 수학한 소프라노 강은실 씨도 나와 ‘솔베이지의 노래’ 등을 부른다. 러시아 고려인인 강 씨는 역시 고려인인 유명 성악가 류드밀라 남(1947∼2007)의 수제자다.
챔버 앙상블은 인천 공연에 앞서 8, 9일 서울 강서구 평화음악회와 경기 광명시 동굴콘서트도 한다. 공연은 무료이지만 초대권을 예매(02-718-0918)해야 한다.
정 명예 총영사는 바랴크함 깃발의 러시아 순회 전시를 주선했고 인천광장 조성의 막후 역할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과 볼쇼이국립발레아카데미를 인천에 유치하는 데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로 2013년 러시아 최고 훈장인 드루즈비를 받았다.
정 명예 총영사는 “러시아 예술학교의 인천 유치는 푸틴 대통령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을 지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약속했지만 무산됐다”며 “러시아 관련 역사와 유적을 많이 간직한 인천이 한-러 교류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