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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또 친절… 탈출! 서비스 후진국”

입력 | 2017-04-28 03:00:00

[충전 코리아, 국내로 떠나요/2부]<9·끝>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 만들자




부산에 사는 대학생 이모 씨(23)는 올해 초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온 뒤 국내 여행산업의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 절감했다. 일본에선 여행지 어디에서든 직원들의 몸에 밴 친절이 느껴졌고, 다시 찾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했다. 반면 여행 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부산항 주변 식당에서의 경험은 불쾌할 정도였다. 식탁 위에 반찬 접시를 던지듯 놓고, 물이나 물수건을 갖다 달라는 얘기에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이 씨는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직원들을 일본에서 경험한 직후여서인지 국내 서비스 종사자들이 얼마나 불친절한지가 적나라하게 비교됐다”라며 아쉬워했다.

최근 지인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모 씨(53)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식당에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일행이 비상금을 탈탈 털어 겨우 식사대금을 지불했지만 기분은 개운치 않았다. 게다가 식당 입구의 카운터에는 카드 단말기가 버젓이 놓여 있었다. 김 씨는 “국세청에 탈세 신고를 할까 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이후 여행길도 불쾌한 감정 때문인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한 번 찾은 관광지를 다시 찾도록 만드는 서비스 품질의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역 관광 종사자의 친절성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49점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 결과 국내 관광지 재방문 의향은 5점 만점에 3.42점에 불과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관광산업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감정을 주고받는 것”이라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국내에서 여행을 하는데 여행지에서 불쾌한 경험을 하면 국내 여행지 재방문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국내 관광 서비스 개선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국가인증제도인 ‘한국관광품질인증제(Korea Quality)’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국의 음식점, 숙박시설, 쇼핑시설 등을 대상으로 암행평가와 면담·현장평가를 해 인증 성적을 매길 계획이다. 육경은 한국관광공사 관광인증팀 차장은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광 업체를 인증하고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선진 관광지를 알린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제도”라며 “앞으로 국내 관광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개선을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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