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2001년 인기 넘을 기술력”… 사전계약 1주일만에 3500대 기아 모하비보다 760만원 저렴… “가성비 앞세워 올 2만대 판매”
25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에서 다음 달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을 모델이 소개하고 있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강점으로 가성비 및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안전성을 내세운다. G4 렉스턴을 통해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제패하겠다는 게 쌍용차의 목표다. 쌍용자동차 제공
25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에서 열린 G4 렉스턴 출시 간담회. 신영식 쌍용자동차 마케팅본부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신 본부장은 G4 렉스턴을 ‘왕’에 빗대 ‘왕의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말한 ‘왕’은 2001년 나온 렉스턴이다. 렉스턴은 당시 국산 대형 세단과 맞먹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누렸다. 렉스턴이 프리미엄 SUV 시장을 키웠다는 게 쌍용차의 주장이다. 실제로 2002년 렉스턴이 약 4만 대 팔리며 국내 SUV 시장은 전년보다 57% 성장했다. SUV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쌍용차의 주도권은 넘어갔다.
G4 렉스턴은 5월부터 소비자에게 인도된다. 쌍용차가 올해 세운 판매 목표는 2만 대. 국산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경쟁자인 기아차 모하비의 지난해 판매량은 약 1만5000대다. 8개월의 판매만으로 모하비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14일 시작된 사전 계약은 일주일간 3500대 정도 이뤄졌다. 쌍용차는 프리미엄 SUV 시장 자체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UV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더 좋은 SUV를 찾는 운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쌍용차 측의 분석이다. 맹진수 쌍용차 마케팅팀장은 “그동안 국산 중형 SUV를 타던 사람들이 차를 바꾸려 할 때 G4 렉스턴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중형 SUV 운전자들이 더 나은 SUV로 갈아타려 했던 차는 모하비, 그리고 수입 SUV들이다. 이들과 비교할 때 쌍용차가 내세우는 무기는 가성비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최종 가격을 가장 낮은 등급인 럭셔리는 3350만 원, 프라임 3620만 원, 마제스티 3950만 원, 헤리티지 4510만 원으로 확정했다. 가장 낮은 등급 기준으로 모하비보다 760만 원가량 싸다. 럭셔리 SUV를 표방하는 수입 차량은 대부분 5000만 원 이상이다.
모하비와 가격 차이가 나는 건 엔진 때문이다. 모하비는 6기통 3000cc급 엔진을 장착했지만 G4 렉스턴은 4기통 2200cc급이다. 쌍용차는 4기통 엔진이어도 최적화 과정을 거쳐 중저속 영역에서 가속력이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엔진 차이뿐만 아니라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더 낮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수원 쌍용차 기술연구소장은 “엔진 차이에 ‘고객 배려’를 더해 최종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주행 지역이 바뀌어도 자동으로 동일한 방송의 라디오 주파수를 잡는 시스템과 동급 차량 중 가장 많이 장착한 9개의 에어백도 눈길을 끈다. 각종 주행보조시스템도 고급 세단 차량 못지않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이 현존하는 최고 기술을 구현한 SUV임을 강조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