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묻다/416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재난참사기억프로젝트팀 지음/312쪽·1만3500원·서해문집
저자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모인 작가들이다. 이들은 “참사를 둘러싸고 누구는 정의와 단죄를 말하고, 누구는 회복과 화해를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기억과 기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책에선 세월호 참사를 다루진 않지만 앞서 발생한 사고를 복기하면서 대형 참사의 반복되는 행태와 원인 등을 추적한다.
7가지 참사는 제각각 원인과 배경, 사건 수습 과정 등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남영호 사건에서 볼 수 있는 해양 구조 시스템의 미비, 안전 매뉴얼 부재로 100여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며 안전을 외주화한 결과로 발생한 2013년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대림산업 폭발 참사까지. 사건은 개별적이지만 이를 일으킨 구조적인 원인을 책 전반에 걸쳐 일관성 있게 짚어냈다.
세월호가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진상 규명을 둘러싼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참사의 본질을 연구한 이 책이 세월호의 상처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