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책상에서 배운 지식은 시골 생활을 꾸려가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시골로 내려가기 전 서울시 동부기술센터에서 목공 과정 6개월을 이수했다. 그리고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 교육, 지리산 귀농학교, 황토집 짓기 교육 등 귀농귀촌 과정 등을 열심히 쫓아다녔다. 고된 농사일이지만 저녁이면 별자리를 안주 삼아 소주 한 잔하면서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이렇듯 꼼꼼한 사전 준비 덕분이었다.
귀농귀촌이 대세다. 2015년 귀농가구는 1만1959가구로 한 해 전보다 11.2%(1201가구) 늘었다. 귀농가구주의 40%는 50대였다. 거주지만 시골로 옮긴 귀촌가구는 같은 해 31만7409가구로 전년보다 6%(1만8052가구) 증가했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시골생활에 정착하지 못해 도시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귀농귀촌센터는 지난달부터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장을 활용해 야간교육을 포함한 자체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자체 교육과정은 크게 △기본공통교육 △주문형교육 △청년창업교육 △예비 여성귀농인 창업교육으로 나뉜다.
기본공통교육은 귀농귀촌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야간반을 포함해 매주 월·화요일에 진행한다. 하루에 2시간 씩 6번이다. 귀농선배가 알려주는 귀농이야기, 지역 주민과의 갈등 관리, 농업소득과 작목 선택 요령 등을 알려준다.
주문형교육은 매주 목·금요일 20시간(하루에 2시간)으로 구성된다. 과수 재배의 기초 및 재배환경, 농기계 이용 방법, 시설하우스 설치 및 관리, 귀농 사업성 및 재무 분석 등 심화 과정이다.
청년창업교육은 농촌 창업에 관심 있는 20¤30대를 대상으로 하며 20시간 과정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농산물 유통 및 마케팅, 창업 세무 및 회계 등을 가르친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