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하락-토지거래 감소… 투기 집중단속으로 거래 안정 中투자 둔화-인구유입 감소 요인
한때 광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부동산 거래 열기가 뜨거웠던 제주시가지. 주택 매매와 토지 거래가 감소하는 등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올 들어 2월 말까지 토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만2730필지, 1001만5000m²가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996필지, 1332만5000m²와 비교해 필지 수는 2.0%, 면적은 24.8% 감소한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집중 단속과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 시행, 택지 토지분할 불허 등 부동산 투기 방지 대책을 시행하면서 점차 토지거래 시장이 안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지난해까지 제주에서 아파트 분양 당첨은 로또에 비교될 만큼 호황이었다. 제주시 도남동의 한 아파트는 평균 1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몰려드는 인파로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284채를 분양하는 서귀포시 아파트는 1순위 청약이 2명에 불과했고 111채를 분양하는 제주시 애월읍 한 아파트는 3명만 청약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이 경매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낙찰되는 것은 물론이고 감정가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찍는 ‘묻지마’식 낙찰이 이뤄지던 경매시장이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법원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2월 제주지역서 진행된 경매는 모두 117건인데 71건만이 낙찰됐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것은 인구 유입이나 중국 자본 투자가 둔화된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순유입 인구는 올해 들어 2월까지 18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94명에 비해 28.5%가 감소했다. 제주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비싼 물가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제주 이주 열풍’이 식고 있는 느낌이다”라며 “부동산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에다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