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라이트, 히든피겨스 포스터. 사진|오드·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흑인 배우들이 완성한 뭉클한 이야기가 연이어 관객의 공감을 얻고 있다. 빠른 속도로 관객수를 늘리지는 않지만 낮은 인지도와 적은 상영관 등 악조건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반응이다.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담은 ‘문라이트’에 이어 숨겨진 흑인 여성 영웅들의 이이기를 그린 ‘히든 피겨스’가 극장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3월23일 개봉한 영화는 첫 주말 400여개관에서 10만8199명을 모은 데 이어 3월30일부터 2일까지 2주째 주말에도 340여개 상영관에서 상영해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하며 누적관객 28만여명을 동원했다.
국내 관객에게는 인지도가 낮은 흑인 배우들이 주연한 ‘문라이트’와 ‘히든 피겨스’는 여러 모로 닮았다. 소수와 차별로 상징되는 흑인들의 성장과 도전을 담은 메시지부터 각각 3명의 흑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두 편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나란히 올라 완성도를 인정받기도 했다.
영화 마케팅을 담당하는 영화사 하늘은 2일 “상영관수 열세와 조조 심야 시간대로 나뉜 상영 회차에도 관객 호응과 SNS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머와 감동이 있는 작품으로 입소문을 얻는다”고 밝혔다.
장기흥행도 기대해볼 만하다. 31일에 이어 1일에도 극장 상영작 가운데 ‘미녀와 야수’에 이어 좌석점유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데다, 개봉 신작들이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도 예매율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는 미국과 러시아 우주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에 근무하던 흑인 여성 3명의 이야기다. 흑인이자 여성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을 견뎌내면서도 꿈을 잃지 않은 주인공들의 극적인 사연은 전부 실화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