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1일 개막… 레전드 해설위원들의 시즌 전망 토크 배틀
―두산이 정말 그렇게 강한가.
▽바람의 아들(이종범·이하 바람)=한마디로 완벽한 팀이다. 지난해 우승 멤버가 고스란히 있다. 1∼4선발 투수가 갖춰진 유일한 팀이다. 부상만 없다면 우승에 가장 가까이 있는 팀이다.
▽적토마(이병규)=올해 판도는 1강 9중이다. 두산은 아무리 찾아도 약점이 없다.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팀이 5강 싸움을 벌이지 않을까 싶다.
광고 로드중
▽스나이퍼(장성호)=5강 진입은 그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투수들에게 물음표가 너무 많다. 권혁, 송창식, 안영명, 배영수, 이태양, 윤규진 등이 모두 수술대에 올랐던 선수들이다. 정근우와 이용규 등 주전 야수들도 부상으로 시즌 초반 못 나온다.
▽양신(양준혁)=반대로 애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4월을 잘 버티고 부상 선수들이 하나둘씩 돌아와 자리 잡으면 충분히 5강 가능성이 있다. 원래 타격은 나무랄 데 없는 팀이다. 원투펀치가 될 오간도와 비야누에바가 제 역할을 해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바람=지난 2년간 한화는 이상할 정도로 투타 엇박자가 났다. 올해도 5강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만약 포스트시즌에 간다면 의외의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 한화다. 양신 말대로 강력한 원투펀치에 경험 많은 야수들이 있지 않은가. 단기전에서는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KIA, LG가 두산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데….
▽양신=KIA에 최형우가 와서 타선이 강해진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선발 투수들이 좋다. 헥터, 팻 딘, 양현종까지 1∼3선발이 훌륭하다. 한승혁 등 젊은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KIA는 올해가 아니더라도 향후 3∼5년간을 꾸준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될 것 같다.
광고 로드중
―SK(이병규)와 삼성(장성호)을 5강 후보로 꼽은 것도 눈길이 간다.
▽적토마=SK에는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이 많다. 에이스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예전에 잘했던 선수들이 그대로 있다. 새 마무리 서진용이 키 플레이어다. 신임 사령탑인 힐먼 감독은 일본에서 뛸 때 만났던 감독이다. 선수들을 믿고 쓰는 스타일이다. SK 선수들과 궁합이 잘 맞을 것이다.
▽스나이퍼=삼성이 약체라고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지난해 삼성이 9위에 그친 건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새로 뽑은 레나도와 러프 등이 평균적인 활약만 해주면 괜찮을 것이다. 최형우가 빠졌지만 한국시리즈를 여러 번 우승한 선수들이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올해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적토마=시즌 때도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반발한다고 무너지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넓은 스트라이크 존은 확실히 타고투저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바람=아마 경기 시간이 평균적으로 20분씩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들은 방망이가 나갈 수밖에 없다.
▽스나이퍼=관건은 높은 공을 잘 던질 수 있느냐인데 사실 우리나라에 그렇게 제구가 되는 투수가 많지 않다. 언더핸드 투수들은 도움을 많이 받을 것이다.
▽양신=높은 공을 마음먹은 곳에 던질 수 있는 대표적인 투수는 니퍼트(두산)다. 니퍼트는 작년에도 20승을 거뒀다. 높은 공까지 스트라이크로 잡아준다면 올해는 25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25승을 거두면 올해도 MVP는 니퍼트의 차지가 되겠다.
▽스나이퍼=니퍼트도 잘 던지겠지만 최형우가 제일 기대된다. 비싼 몸값에 대한 부담이 있겠지만 오히려 좋은 자극이 될 수도 있다.
▽바람=난 최정(SK)이 좋아 보인다. 작년에 40홈런을 치면서 한 단계 올라선 것 같다. 감독이 바뀐 것도 상승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광고 로드중
▽양신=종범이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잘 치더라. 깜짝 놀랐다. 고졸 신인이 가질 수 없는 타격 궤적을 갖고 있다. 구자욱(삼성)처럼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타격 폼이다.
▽바람=롯데 신인 유격수 김민수를 눈여겨보고 있다. 풋 워크, 캐치, 송구 등 유격수로서의 자질을 타고났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기본을 배운 것 같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가 되길 기대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