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혼합’
‘혼합’ 마지막에서 무용수가 창을 하는 장면은 한국의 소리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두 가지 요소의 ‘혼합’은 꽤 흥미롭다. 이런 시도들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무용단에서 한국춤과 서양춤, 전통과 현대의 혼합을 시도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혼합’이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안성수 신임 예술감독 부임 이후 첫 작품이다.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작업해온 ‘혼합’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 국립샤요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가졌다.
헤드폰을 낀 남성 무용수가 갑자기 등장한다. 전통춤을 추는 여자 무용수들에게 둘러싸여 스트리트댄스를 춘다. 정적인 움직임 사이에서 동적인 움직임의 교차가 이질적이지 않고 조화롭다. 현대적이면서도 현대적이지 않고, 전통적이면서도 전통적이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공연 중 조선시대 사당패의 남도민요, 가야금산조, 슈만의 피아노 4중주와 아프리카 타악 연주, 팝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이 나온다. 무용수들의 춤도 동서양 가릴 것 없이 다양하다. 애초 춤에서 경계는 부질없다는 듯 말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난 뒤 의문이 하나 들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작품인지, 국립무용단의 작품인지 헷갈렸다. 최근 국립무용단이 무대에 올린 작품 중 하나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