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빗슈 등 빅리거 빠졌지만 美 강타선 상대로 삼진 12개나… 2실점도 비자책-어설픈 수비 탓 미국, 日에 2-1 진땀승 첫 결승에
하지만 이날 일본 투수들이 보여준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5명의 투수는 막강 미국 타선을 맞아 12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2점을 허용했지만 그중 1점은 비자책점이었고, 나머지 1점도 실책성 수비가 아니었다면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은 최강 전력 구축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루빗슈 유(텍사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투수들이 모두 대회 참가를 고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리그 에이스인 오타니 쇼헤이(니혼햄)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 번째 투수 센가 고다이(소프트뱅크)는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포크볼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미국 타선을 요리했다. 1-1 동점이던 7회 등판한 그는 에릭 호스머(캔자스시티), 앤드루 매커천(피츠버그),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를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초 장칼로 스탠턴(마이애미)까지 4타자 연속 삼진이었다. 하지만 1사 후 브랜던 크로퍼드(샌프란시스코)의 좌전 안타, 이언 킨슬러(디트로이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2, 3루 위기에서 애덤 존스(볼티모어)의 3루수 앞 땅볼을 3루수 마쓰다 노부히로가 더듬으면서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 세 대회에서 번번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야구 종가’ 미국은 이날 승리로 사상 처음 WBC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선발 태너 로크(워싱턴)를 시작으로 네이트 존스(시카고 화이트삭스), 앤드루 밀러(애틀랜타), 샘 다이슨(텍사스), 마크 멀랜슨(샌프란시스코), 팻 네셱(필라델피아), 루크 그레거슨(휴스턴)까지 모두 7명의 투수가 등판해 일본 타선을 9이닝 1실점으로 막았다. 미국은 23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푸에르토리코와 정상을 다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