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했다. 간혹 새소리만 들렸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10일 오전 9시반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는 인기척조차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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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이후 “초인종을 누르기 전까지 자고 있었는데 (취재진이 올지 몰랐기 때문에) 너무 당황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0분경. 집 안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준비하는 듯했다.
오전 10시 50분경. TV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TV 속에서는 헌재의 결정을 예상하는 진행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믹서기 돌리는 소리, 물 끓는 소리 외에 목소리는 새어 나오지 않았다.
오전 11시. 헌재의 선고가 시작됐다. 걸려오는 전화도 부부간 나누는 대화도 없었다. 그저 이 재판관의 판결문 낭독하는 소리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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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30분경. 문 전 대표 측 캠프 관계자들이 속속 문 전 대표의 자택으로 몰려들었다. 문 전 대표의 오후 개인 일정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캠프 관계자는 “오늘 따로 문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발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인 일정을 소화하는 등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12시 5분경.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검정색 서류가방을 오른쪽 손에 쥔 문 전 대표가 집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오늘 제 입장은 박광온 대변인을 통해서 아마 이미 갔을 것입니다. 양해해 주시고요”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입은 굳게 다물었고, 엷은 미소도 띄지 않았다. 가방을 쥔 문 전 대표의 오른손 등에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