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시절 이라크-아프간戰 영웅들 그림-사연 담은 ‘용기의 초상화’ 출간 “다 아는 사람 눈 그릴때 가장 어려워”… 판매수익금 참전용사 기금으로
자신의 작업실에서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한 퇴역 군인들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재향군인의 날(11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을 게재하고 “내 명령을 따르다가 다친 사람들을 매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사진 출처 조지 W 부시 페이스북
부시는 1일 기자회견에서 “(이 책은) 용기, 부상, 회복, 그리고 남을 도와주고자 하는 의지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참전용사들이 보통의 삶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눈에 보이는 신체적 부상뿐 아니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같은 보이지 않는 부상을 거론하며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며 이 문제를 부각시키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책 판매 수익금은 전액 참전용사들의 가족을 위한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달 2일부터 10월까지 텍사스 주 댈러스 소재 ‘부시 대통령 기념관’에서 전시도 열린다.
부시는 그 이후 더 작업에 열중해 2014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달라이 라마,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의 초상화를 자신의 기념도서관에 전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처음에는 “너무 서투르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부시는 최근 “이제는 색과 그림자를 완전히 다르게 보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사교양지 뉴요커는 “66세에 처음 붓을 잡은 사람의 그림치고는 수준이 굉장히 높다”면서도 “부시는 (재임 중) 치명적인 실수(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 도발)를 저지르고 이제 다 잊고 속죄하려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참전용사 조니 옐록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부시가) 자신이 내린 결정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미친 영향을 인정하는 모습에서 겸손함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참전용사를 대변해 말할 수 있다.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또 참전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전장으로 보낸 부시에 대한 원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