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음 보고서/하지현 지음/248쪽·1만4000원·문학동네
“높은 이상을 품은 채 익숙한 공부만 열심히 하면서 ‘아무 도전도 하지 않았으니 진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위험한 정신승리” “2000cc 이상의 중형차와 30평대 아파트를 빚 없이 자가로 보유해야 한다는 ‘중산층 조건’의 맹점” “고독을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고립을 두려워하는 밀실생활의 일반화” 식의 글귀는 이 책을 쓴 이가 사회 주요 이슈와 변화상에 민감한 촉수를 늘 폭넓게 드리우고 있음을 알려준다.
고깃집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혼자 먼저 고기를 구우며 받아낸 불편한 시선에 대한 경험담으로 시작한 ‘혼밥’ 이야기는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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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이겠으나 정보 과잉 상황에 파묻혀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지은이의 염려는 스스로에게도 한번 적용해봄이 어떨까 싶다. 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온 밤마다 스팸을 구워 소맥 폭탄주와 함께 즐긴다는 부분을 읽으니 더욱 그런 마음이 든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