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례 승부치기 끝 사상 첫 승리… 메달 좌절됐지만 평창 희망 밝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23일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여자 아이스하키 한국-중국전이 끝난 뒤 쓰키사무 체육관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슛 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한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조용히 승리를 자축했다. 하지만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껴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아이스하키 국제 대회에서는 경기 후 승리 팀 국가를 연주한다. 한국 선수들은 18일 태국과의 1차전에서 20-0으로 승리한 뒤 처음 애국가를 들었지만 중국의 벽을 넘은 뒤 듣는 애국가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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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은 3피리어드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각 팀 3명씩으로 3분간 맞서는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경기는 축구의 승부차기에 해당하는 슛 아웃으로 이어졌다. 처음 3명의 선수가 나선 슛 아웃에서도 1 대 1로 비겼다. 이후 서든데스로 치러진 4번째부터 9번째 슛 아웃까지는 양 팀 골리들의 선방 속에 누구도 골을 넣지 못했다. 승부는 10번째 슈터에서 갈렸다. 중국의 10번째 슈터의 슈팅을 신소정이 막아낸 뒤 박종아가 승부를 결정짓는 골을 성공시켰다.
일본과 카자흐스탄에 패했던 한국은 이날 현재 1승 1연장승 2패(승점 5점)로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메달 획득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한수진, 쇼트트랙 선수 출신 고혜인,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대학원생 박은정(캐럴라인 박), 캐나다로 아이스하키 유학을 간 박종아 등 ‘외인 군단’으로 팀을 꾸리고도 몇 년 새 급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내년으로 다가온 평창 겨울올림픽을 기대케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