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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제공’ 소식없는 김한솔… 죽은 아버지냐 외가 보호냐

입력 | 2017-02-24 03:00:00

[김정남 피살]시신 인도 위해선 DNA 필수… 김정남 확인땐 北주장 거짓 드러나
北, 김한솔 모친 가족 처형 등 위협… 김한솔, 어머니 외면하기는 어려울듯




말레이시아 당국이 사건 초기부터 김정남과 유전자(DNA)가 일치하는 사람에게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유가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한솔(사진)이 끝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기자회견 때마다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국적자가 사망했다고만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피살자가 김정남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북한은 23일 김정남 사망 관련 첫 공식 반응에서도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공화국 공민’이라고만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숨진 사람이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란 점이 가족의 DNA 검사를 통해 밝혀지면, 북한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는 점이 증명된다. 북한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되고, 이번 사건에 왜 8명의 북한 요원이 동원됐는지도 명확하게 설명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가족의 DNA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김한솔이 몰래 말레이시아에 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23일에는 일부 현지 매체가 ‘김한솔의 DNA 채취를 위해 마카오에 경찰 3명을 파견했다’고 보도했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부인했다.

김정남의 가족 중 DNA를 제출할 수 있는 사람은 김한솔과 그의 여동생 김솔희, 김정남과 첫째 부인 사이에 태어난 김금솔 등이 있다. 가족이 끝내 나타나지 않으면 김정남의 시신은 북한이 인수할 수도 있다.

김한솔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은 다른 가족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탈북 인사는 “유가족 DNA가 나타나는 순간 큰 타격을 입을 북한은 김정남의 부인이자 김한솔의 모친인 리혜경에게 필사적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DNA를 제공하는 순간 북한에 있는 리 씨의 가족 전부를 국가 반역자 가족으로 몰아 처형하거나 수용소로 보낸다고 위협했을 수 있다. 이런 협박이 이뤄졌다면 김한솔로서는 어머니를 외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유가족 DNA 확보에 협조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주성하 zsh75@donga.com·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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