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위원장 “여러 옵션 있다” 후보 도시들 줄줄이 철회 결정 속 2024-2028년 대회 동시 선정해 남은 LA-파리 모두 잡으려는 듯
“올림픽은 사업가들과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이벤트다.”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 시장으로 취임한 여성 변호사 출신의 비르지니아 라지 씨는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2024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철회했다. 라지 시장은 “로마는 1960년 올림픽과 1990년 축구 월드컵 때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다”며 “올림픽을 치른 전 세계 많은 도시의 올림픽 시설물들이 ‘텅 빈 해골’처럼 버려졌고 잊혀졌다”고도 했다.
올림픽은 더 이상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오히려 라지 시장 말처럼 올림픽 후 빚더미에 오른 도시가 한둘이 아니다. 불과 6개월 전 여름올림픽을 성대히 치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시설들은 벌써 폐허가 됐다.
당초 2024년 올림픽 유치에 뛰어든 도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프랑스 파리, 헝가리 부다페스트, 로마, 독일 함부르크 등이었다. 이 가운데 로마와 보스턴, 함부르크가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유치 의사를 철회했고, 부다페스트 역시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남은 건 로스앤젤레스와 파리다. 아직 2028년 유치 절차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IOC는 두 도시를 모두 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IOC는 2014년 말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올림픽을 주 내용으로 하는 ‘어젠다 2020’을 내놨다. 개최지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의도다. 아쉽지만 내년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은 ‘어젠다 2020’에 해당 사항이 없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