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담금질 ‘스피드스케이팅’
평창 겨울올림픽이 치러질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 빙질을 테스트한 ‘빙속 여제’ 이상화(28)는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하는 베테랑만이 내놓을 수 있는 관록 있는 분석이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놀라게 한 이상화가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 이어 평창에서 여자 500m 3연패의 신화에 도전한다. 현재 올림픽 여자 500m에서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 캘거리, 1992 알베르빌, 1994 릴레함메르)뿐이다.
이상화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는 국내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보다 코너링에 익숙한 편이다. 한편 이번 올림픽부터 1, 2차 레이스 기록을 합산하는 대신 단판 승부로 규정이 바뀐 부분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상화는 “1차와 2차 두 번 레이스를 하면 그만큼 힘이 든다. 오히려 한 방에 끝내는 게 훨씬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화는 “이미 두 개의 올림픽 금메달이 있으니 욕심을 내고 싶지 않다”면서도 “욕심을 버리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새롭고 재미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는 평창 올림픽 무대에서 그가 다시 한 번 애국가를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림픽 금메달에 다시 도전장을 던진 건 이승훈(29) 또한 마찬가지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밴쿠버에서는 남자 1만 m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땄고 소치에서는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도 동기부여의 계기가 됐다. “평창 올림픽이 아니면 진작 스케이트화를 벗었을 것”이라는 이승훈은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게 영광스럽다. 마지막으로 힘을 낼 용기를 얻었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박승희의 새로운 도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때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이었던 박승희는 올림픽 후 은퇴를 선언한 뒤 주변 코치진의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향했다.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 주력 종목인 여자 1000m 3연패를 달성하기도 한 박승희는 최근 들어 1분 20초대에서 1분 19초대로 기록이 단축될 정도로 상승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