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평창은 더 좋은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당초 평창 겨울올림픽은 박 대통령이 대회 개막을 알리고 올 12월 대선에서 선출된 차기 대통령이 대회를 마무리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최 씨의 국정 농단으로 야기된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조기 대선을 치러 선출된 새로운 대통령이 모든 것을 총괄하게 된다. 신임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시작하고 처음 맞는 국제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잘 개최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민 통합을 이루려 할 것이다. 신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그래서 평창 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사실 평창 올림픽을 잘 치르기 위해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 대회 시설 등 하드웨어는 어떡하든 갖추겠지만 대회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회를 실질적으로 치러야 하는 인적 파워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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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의 가장 큰 걱정은 부족한 재정이다. 올림픽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서 아직 4000억 원이 더 필요하다. 민간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대신 공무원들로 채운 이유도 돈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을 영입하기엔 비용이 너무 커 공무원들을 파견 받은 것이다. 지난해 9월 터진 ‘최순실 게이트’로 조직위가 스폰서십을 받기가 더 힘든 상황이 됐다.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평창이 남았다. 평창 관계자들은 탄핵 심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