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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주도한 김원홍 보위상, 지난달 3계급 강등뒤 전격 해임

입력 | 2017-02-04 03:00:00

김정은의 ‘토사구팽’




 북한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김원홍 국가보위상(사진)이 지난달 전격 해임됐다고 통일부가 3일 밝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김원홍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에서 소장으로 3계단 강등된 뒤 보위상에서 해임됐다”고 발표했다. 조직지도부가 보위성에 대한 검열을 계속 진행 중이어서 김원홍의 처벌 수위가 앞으로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이번 검열로 이미 보위성 부상 1명을 포함해 여러 명의 보위성 간부가 처형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김원홍의 해임 원인은 표면적으론 보위성이 자행한 고문 등 인권유린, 월권, 부정부패 등이다. 하지만 김원홍의 숙청은 오래전부터 예상돼 왔다.

 북한 정권이 공안기관을 앞세워 권력 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인사들을 숙청한 뒤 나중에 공안기관 수장도 처형하는 ‘토사구팽’의 역사는 김일성 시절부터 되풀이돼 왔다. 최근 사례로는 2000년 처형된 채문덕 당시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이 대표적이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 사망 뒤 채문덕을 내세워 2만5000여 명의 간부를 숙청한 뒤 채문덕과 그의 부하들을 모두 죽였다. 1972년 설립된 보위성의 역대 수장들도 모두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2년 4월 보위상에 오른 김원홍은 그동안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핵심 실세들을 처형하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김정은의 권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원홍은 당 실세들의 비리를 상세히 알고 있어서 회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김원홍이 일단 소장 직위는 유지한 만큼 향후 복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