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전시-출판 붐 타고 ‘캐릭터 진위’ 갑론을박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사임당 역할을 맡은 배우 이영애. 드라마 속 사임당은 현모양처라는 통념과 달리 진취적인 워킹맘으로 표현된다. 동아일보DB
지난달 26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1, 2회 연속 방영을 통해 첫날부터 15.6%와 16.3%(닐슨코리아)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뿐 아니라 공연 출판 전시 등의 분야에서 사임당을 다룬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와 함께 논란도 있다. 드라마 속 사임당이 워킹맘과 자유연애를 한 조선의 신(新)여성 캐릭터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와 문학계의 갑론을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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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임당이 가상의 인물 이겸(송승헌)과 자유연애를 했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지나친 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자유연애 설정은 상상력의 빈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상투적인 전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고연희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16세기 여성의 사랑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며 “사임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밌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 조선시대판 워킹맘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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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워킹맘의 대명사로 사임당을 불러내는 것은 억지스럽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현대적 의미의 워킹맘으로 표현하기에는 전통시대의 여성이라는 한계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경제적 상황이 비교적 넉넉했기 때문에 워킹맘으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작가는 “사임당은 노비만 100여 명에 달하는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다”라며 “당시 조선에선 도화서 화공들을 제외하곤 그림을 거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임당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 시대가 만들어낸 여성 사임당
신사임당 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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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