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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우리銀 “외부출신 CRO 기용”

입력 | 2017-01-27 03:00:00

이광구, 민영은행 체질개선 첫 카드… 부실여신 방지-공정인사체계 마련
2월 8일 사외이사와 MOU 체결




 연임에 성공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외부에서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영입하기로 했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자리를 나눠 갖는 ‘교차 인사’ 관행을 깨고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 행장은 민영은행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첫 카드로 ‘뒷문 잠그기(부실 관리를 통한 새는 돈 막기)’와 조직 쇄신 방안을 꺼낼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 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사외이사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채권이 부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우량 여신을 중심으로 자산을 늘려가기 위해 외부에서 CRO를 기용하기로 했다. 현재 건전성 관리는 최정훈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이 총괄하고 있지만, 외부 인사를 영입해 리스크를 더 깐깐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05%로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이 행장 취임 이후 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기업여신이 다른 은행보다 많고, 오랜 기간 정부 소유 은행으로서 부실 기업 지원에 동원되다보니 경기 침체기에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MOU에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한 인사체계를 구축하는 내용도 담긴다. 현재 우리은행 임원들은 상업과 한일 출신들이 동일한 수로 자리를 나눠 갖는다. 또 부장이 상업 출신이면 부부장은 한일 출신이 맡는 ‘교차 인사’ 관행도 남아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맺었던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 때문에 성과가 좋은 직원에 대한 보상이 경쟁 은행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내부 태스크포스(TF)와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6월 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이번 MOU를 민영화 이후 ‘외풍’ 차단을 위한 장치로 해석하고 있다. 혹여 정부나 정치권에서 인사 청탁을 하거나 특정 기업에 대해 특혜성 대출 등을 요구할 경우 ‘주주와의 약속’을 들어 이를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MOU와 사외이사들이 이 행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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