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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경제성장률 2.7% 그쳐 4분기는 0.4%로 곤두박질

입력 | 2017-01-26 03:00:00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10∼12월) 0.4% 성장하는 데 그치며 5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갔다. 작년 연간 성장률도 2.7%로 2년째 2%대에 머물렀다.

 그동안 성장세를 떠받쳐 온 부동산 경기와 민간소비가 본격적으로 꺾이면서 기초 체력이 떨어진 한국 경제의 ‘성장 절벽’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지난해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건설투자 증가율이 11.0%로 1993년(11.9%)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정부소비는 3.9% 늘었다. 2009년(5.2%)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책의 영향으로 민간소비도 2.4% 증가했다. 정부 재정 지출과 건설투자 효과가 없었다면 성장률이 더 추락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런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메르스 여파로 경기가 악화된 2015년 2분기(4∼6월·0.4%)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건설투자 증가율이 4분기 ―1.7%(전기 대비)로 급락한 영향이 컸다. 그동안 성장세를 이끌었던 부동산 경기가 시장 금리 상승과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빠르게 식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7∼9월) 0.5%에서 4분기 0.2%로 크게 둔화됐다. 국내 정치 불안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장바구니 물가’까지 올라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추락하는 경기를 지탱해준 것은 설비투자였다. ‘슈퍼 사이클(초장기 호황)’에 진입한 반도체 등의 투자가 늘면서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6.3%로 2012년 1분기(1∼3월·12.2%) 이후 가장 높았다.

 올 들어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어 성장률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