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복지지원 대상 제외 위기가정, 올해 예산 3억원으로 늘려 지원 광주 서구 ‘장수노트’ 작성 받아 주민들과 함께 홀몸노인 공영장례
광주는 전국 7개 대도시 가운데 재정자립도는 가장 낮은 반면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가장 높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광주형 복지제도 시행이 절실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노랑 호루라기 사업과 장수노트 사업이 광주형 복지제도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 위기 가정 버팀목 ‘노랑 호루라기’
2015년 12월 광주 동구의 40대 가장 A 씨는 뇌중풍으로 쓰러졌다. 이혼한 뒤 혼자 자녀를 키우던 A 씨가 병석에 눕자 가정은 위기 상황에 놓였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동구 복지사각지대발굴단에서 A 씨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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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A 씨는 한 달 생계비 84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긴급복지지원 기간인 6개월이 끝나 막막한 처지가 됐다. 이때 A 씨를 도운 것이 ‘노랑 호루라기’다. 노랑 호루라기는 기초생활수급자나 긴급복지지원 대상이 될 수 없는 위기 가정을 돕는 광주에만 있는 제도다. 최장 6개월 동안 6인 가족의 경우 최대 260만 원까지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다. A 씨는 올 5월까지 생계비를 지원받게 됐다.
광주시는 2015년부터 노랑 호루라기 사업을 시작했다. 노랑 호루라기 지원 대상의 소득수준이나 금융재산의 문턱을 긴급복지제도보다 낮췄다. 노랑 호루라기 지원 규모는 2015년 234건(1억6000만 원), 지난해 279건(2억 원)이다. 이평형 광주시 사회복지과장은 “올해 노랑 호루라기 예산을 3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홀몸노인들이 쓰는 장수노트
광주 서구는 3월경 홀몸노인, 중증장애인, 희귀난치병 질환자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2차 장수노트를 받을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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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노트는 바로 홀몸노인처럼 외롭게 죽음을 맞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공영장례를 신청한 경우 생전에 장례 계획을 적도록 한 일종의 임종기록부다. 장례는 어떤 방식으로 치를지, 남긴 재산은 누구에게 남길지 등을 적는다. 2014년 처음 도입했을 때 홀몸노인 500명이 장수노트를 적었다. 장수노트는 유언 외에 방문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가 홀몸노인의 관심사항이나 건강상태 등을 알 수 있어 아무도 모르게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를 방지하는 기능도 한다. 김상옥 광주 서구 희망복지팀장은 “공영장례와 장수노트 사업은 대부분 동네 주민이 참여하는 사회복지 민간 안전망”이라고 말했다.
광주복지재단은 광주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초중고교생을 비롯한 빈곤 아동 비율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초생활수급 아동·청소년은 전체 26.8%로 전국 평균 18.3%보다 8%포인트가량 높았다. 광주복지재단 관계자는 “빈곤 아동은 성인이 돼서도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아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고리를 끊는 등 지역 특색이 반영된 광주만의 복지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