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지하화 본격 추진]경부고속도 개발이익 부촌 집중 사업비 3조… 民資유치 미지수… 교통흐름 개선 전망도 엇갈려
도로의 지하와 지상 부분을 동시에 복합 개발하는 사업 가운데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한남 나들목∼양재 나들목) 지하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과 함께 강남의 ‘랜드마크’를 새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당장 올해 조기 대선을 앞둔 상황이어서 새 정부가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여론의 동향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단순한 도로 개발 차원을 벗어나 서울시의 전체 도시계획과 정치적인 고려도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강남권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커 ‘강남 특혜’라는 비판을 불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서울은 시설 밀도가 높아서 입체도로 개발로 부지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며 “특정 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약 3조 원으로 추산되는 재원 조달 밑그림도 세밀하게 그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은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 재원으로는 필요한 재원을 모두 충당할 수 없다”며 “민간 참여와 투자를 늘리는 대신 지방정부가 시민을 위한 공공시설 확충을 요구하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사 기간에 초래되는 시민 불편도 논의해야 할 과제다. 조 교수는 “서울시의 장기 도시 계획과 함께 전체 시민의 여론을 좀 더 수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