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기술은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정부출연연구소로 처음 설립되고, 이듬해 과학기술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 설립 이후 50년간 많은 성장과 변천을 겪었지만 지금까지 연구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발전을 견인하고, 기술 자립화를 통한 국가 주력 산업 고도화에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1980년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한 강압적인 통폐합, 외환위기 사태에 따른 정년 단축, 단기적인 안목으로 시행된 잦은 개편 등으로 인해 연구 환경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져 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창의적 연구가 결여되어 있다” “노벨상 수상과 거리가 멀다” “대개혁이 필요하다”는 질타를 한꺼번에 받고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황폐화된 환경에서 어떻게 창의적 연구며, 노벨상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연구가 수행될 수 있는가 반문하고 싶다. 추격형 연구에 집중해 선진 기술의 국산화에 주력한 연구 환경을 남들과 다른 창의적인 선도형 연구 환경으로 바꾸려면 부단한 노력과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단기 성과로 연구자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시스템 대신에 오랜 시간 지원하고 기다려 주는 장기 플랜이 있어야 노벨상을 받게 된다는 것은 과학 선진국들의 사례를 통하여 알 수 있다.
양수석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발전협의회 총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