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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공격경영”… SK이노베이션 3兆 투자

입력 | 2017-01-02 03:00:00

하이닉스 이어 대규모 투자… 5년간 1200여명 뽑기로




“새로운 도전!”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최대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1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5년엔 6000억 원, 지난해엔 8000억 원을 투자했다. 조 단위 투자에 나서는 것은 적자를 냈던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울산=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SK그룹이 2017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 대대적으로 투자 발표에 나서 최근 정치 변수 등으로 움츠러든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주재로 경영진 회의를 열어 올해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등의 분야에 최대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1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8000억 원)의 3.8배로, SK이노베이션이 3조 원을 들여 SK인천석유화학(옛 인천정유)을 인수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이 연초에 투자 계획을 미리 밝힌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에 앞서 SK하이닉스는 2조20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대규모 투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춰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화학 및 석유개발 사업에서 국내외 인수합병(M&A) 및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을 확대해 신사업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기로 했다.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도 했다. 석유개발사업은 본사를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하고 사업대표와 주요 인력을 현지에 전진 배치했다. SK종합화학은 글로벌 사업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마케팅본부’를 중국에 새로 뒀다.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과 세운 합작공장인 ‘중한석화’ 같은 성공 모델을 추가로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종합화학은 2015년부터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직원을 중국에 배치하고 있다.

 일련의 조직개편은 글로벌 사업에서 ‘현장 경영’을 강조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세미나에서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뿐만이 아닌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하며,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 올해 신입·경력사원 채용도 70% 늘려

 SK이노베이션은 신규 인력 채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100명 이상, 경력사원 및 기술직 신입사원은 120명 이상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채용 규모가 130명 내외였음을 감안하면 약 69% 늘어난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대졸 공채와 기술직 신입사원 등을 합쳐 모두 1200여 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와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는 것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사업구조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김준 사장은 경영진 회의에서 “2017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단 없는 구조적 혁신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며 “우선 자신감 있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SK그룹 측은 “투자와 채용은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자 본연의 역할”이라며 “최태원 회장도 어려울 때일수록 이 같은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최순실 특검과 경기 불황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SK그룹의 투자 발표가 경제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투자 계획 등은 수익·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기반의 기업 가치 혁신에 한층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침체에 빠진 국내 경기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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