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자동차업계 7대 사건
2016년 국내 자동차업계는 전반적으로 우울한 뉴스들이 많았다. 디젤게이트에 휘말린 폴크스바겐은 인증 조작과 관련해 국내에서 무더기 판매 중단 처분을 받았다. 이 여파로 수입차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도 판매부진에 파업까지 겹치면서 밝게 웃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 자동차가 약진하고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진 것도 화제가 됐다.
폴크스바겐 무더기 인증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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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형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르노삼성자동차 ‘SM6’, 현대자동차의 첫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왼쪽부터 시계방향). 각 업체 제공
수입차 판매량 7년 만에 역주행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구가하던 수입차 시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올해 1∼11월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만5162대로 전년 동기 21만9534대보다 6.5%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1%) 이후 7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물론 결정적 원인은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판매량의 동반 추락이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국내 판매량은 올해 1∼11월 1만3178대, 1만64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2%, 44.4% 줄었다.
벤츠, BMW 넘어 1위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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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했던 현대차의 한 해
현대차는 11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이 42만9030대로 동생인 기아차(43만957대)에 오히려 뒤졌다. 신형 그랜저가 인기를 모으면서 재역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박빙’의 싸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생소한 모습이다. 10월에는 두 회사를 합친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가 12년 만에 전면 파업을 강행하는 등 총 24차례나 파업한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여기에 엔진 품질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기억하기 싫은 한 해를 보냈다.
SM6와 말리부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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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빨라진 친환경차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과 ‘니로’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두 모델 모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순수전기자동차(EV) 및 하이브리드전기차가 국내에서 보다 빨리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다. 특히 두 모델은 최근 미국 환경청의 연료소비효율 테스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최근 울산에서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택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볼트EV’를 출시하고 테슬라와 중국 BYD도 이미 한국법인을 설립해 국내에서도 친환경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자동차기술 경쟁 본격화
제네시스 ‘G80’,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고급형 자동차에는 최근 ‘레벨2’급 자율주행기술이 앞다퉈 탑재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은 점차 중형 세단으로도 확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레벨4’급 완전자율주행은 2025∼2030년에야 상용화될 예정이지만 기술 선점을 둘러싼 업체 간 싸움이 불을 뿜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미국 하만을 전격 인수하면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도 격변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첨단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차세대 자동차들은 우선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2017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