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요즘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드는 언행으로 중국 정부에 각을 세우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1992년 11월 홍콩에서 중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형식상 민간기구가 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해석은 각자에 맡긴다는 데 합의한 ‘92공식’에서 비롯됐다. 즉, 하나의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달리하는 데 동의한다(agree to disagree)는 의미다. 당연히 대만 국민당은 신해혁명으로 1912년 건국된 중화민국을 ‘하나의 중국’으로 보고, 중국은 1949년 성립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차이 총통의 민진당 정부에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92공식’도 부정하면서 양안 관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솔직히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전혀 안 도와준다. 왜 우리가 (중국이 원하는 대로) ‘하나의 중국’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예민한 급소를 찔린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훼손될 경우 양국 관계는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