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출신의 김태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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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보다는 절실함이 크다. 무엇보다 제대로 야구하고 싶다.”
11년간 뛴 한화를 떠나 넥센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김태완(32)의 첫 마디였다.
넥센은 9일 김태완의 영입 사실을 전했다. 김태완은 9월20일 한화에서 웨이버 공시된 뒤 80일 만에 새 둥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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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컸다. 재도전 의지가 무척 강했다. 넥센 구단관계자는 “김태완의 의지가 무척 강했다. 영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여전히 경쟁력이 있고, 능력과 가치가 충분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본인이 야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연락이 닿은 김태완의 목소리는 밝았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묻어났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바로 ‘내 야구’였다. “원하는 야구를 해 보라”는 넥센 이장석 대표이사의 말도 김태완에게 큰 울림을 줬다. “사실 타격폼을 바꾸는 것은 큰 틀이 아닌 기존의 틀 안에서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 부분을 인정해주셨고, 좋게 봐주셨다.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넥센의 팀 컬러도 영향을 미쳤다. 넥센은 축적된 데이터를 응용해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한창인데, 이는 신임 장정석 감독 체제에서 이뤄야 할 하나의 숙원사업이다. 예를 들면 맞대결, 구장별 성적 등 모래알처럼 흩어진 1차 데이터를 가공해 2차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투수교체, 작전 등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다. 김태완은 “그런 부분도 작용했다. 인정해주셨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선수의 야구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오도 남다르다.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다. 김태완은 “내 야구를 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오면 그것이 내 실력이다”며 “선수마다 ‘내 야구’가 있는데, 나는 그것을 잃어버렸었다. 이제는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가장 도움이 될 방법을 찾겠다. 그동안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주어진 환경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2017시즌은 내 야구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모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