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균 ‘공감오류: 기꺼운 만남’전
신정균 작가의 영상설치 ‘statement’. 부친이 1980년대 항공기 승무원으로 근무할 때 수집한 자료를 ‘의심스러워 보이도록 편집한 영상’과 나란히 설치했다. 아트 스페이스 풀 제공
12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 열리는 ‘공감오류: 기꺼운 만남’전에 참여한 신정균 작가(31)의 전시실은 자유로운 듯 답답한 현실의 단면을 보여준다. ‘예술가의 작품’이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리겠지만 꼼꼼히 들여다본 이에게 가볍지 않은 의구심을 안기는 건 틀림없다.
벽면에 걸린 통보서는 2월 신 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날아온 우편물이다. 그는 서울 광진구의 한 공동작업실에서 개인전 준비를 하던 중 경찰로부터 수사 협조 요청을 받았다. 작업실을 함께 쓰던 누군가가 ‘의심스러운 물건을 수집한다’며 그를 신고한 것. 신 씨는 “누가 신고했는지 짐작은 간다. 서운하기도 했지만 작업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꼈다니 약간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며 웃었다.
광고 로드중
3명의 작가와 함께한 이번 전시에 내놓은 영상설치작품 ‘statement’ 역시 달갑잖은 의심을 살 만하다. 좁은 전시실 벽면에 걸린 모니터에서는 여객기 내부 영상, 경찰과 승무원의 비행기 납치 사건 관련 인터뷰가 엮여 돌아간다. 1985년 발생한 여객기 납치 미수 사건을 회고하는 목소리는 신 씨의 아버지다. 요즘 한창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정윤회 씨와 같은 시기에 스튜어드로 근무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30여 년 전에 겪은 사건과 내가 올해 겪은 경찰 수사 경험 이야기를 교차 편집했다.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묶어 놓으면 ‘그럴싸하게 의심스러워’ 보인다. 까닭이 뭘까. 그 의심은 보편적인 것일까, 아니면 우리 사회에서만 발생하는 것일까. 평범한 이야기가 의심스러운 이야기로 바뀔 때 그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밝혀 보려는 작업이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