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트럼프 정권 ‘테러범 물고문’ 부활시키나

입력 | 2016-11-22 03:00:00

CIA국장-법무장관 내정자 등 강력한 신문기법 도입 찬성
트럼프도 대선기간 허용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 이슬람국가(IS) 조직원 등 테러 용의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물고문의 일종인 워터보딩(waterboarding)이 부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스스로 대선 기간 중 “물고문은 물론이고 그 이상도 허용할 수 있다”고 발언한 데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법무장관 내정자가 워터보딩 금지를 비판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워터보딩은 CIA가 9·11테러 용의자 수사 과정에 사용했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한 직후 행정명령으로 금지했다.

 21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와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 내정자 등이 워터보딩 등 강경한 신문기법 사용에 찬성하고 있다. 강성 인물들이 수사 관련 요직에 내정되자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19일 “워터보딩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불법이며 지난해 의회도 이를 금지했다”며 “사람들을 고문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20일 CBS 인터뷰에서 워터보딩 부활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을 위협하는 이슬람 테러리즘에 맞서고 퇴치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것은 결코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 대통령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워터보딩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는 테러범들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야 하며 변호인 접견권과 묵비권도 보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온 강경파다. 폼페오 CIA 국장 내정자도 사실상 고문이나 다름없는 강도 높은 신문을 진행하는 수사관들을 ‘영웅’이라고 호칭한 적이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