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역행하는 靑]檢수사 어디로 정호성 휴대전화-안종범 수첩 통해 비밀누설-직권남용 혐의 입증 자신감 혐의 안밝히면 특검 출범뒤 檢 역풍… 공소장 기재 외에도 정보공개 저울질
“조사를 안 받으신다면 안 받는 대로 일정한 결론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상 검찰 조사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검찰이 하루 만에 내놓은 불만 섞인 응답이다. 예상하지 못한 역공을 가한 청와대에 더욱 강경한 기조로 검찰이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16일 청와대에 “18일까지도 대면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물리적으로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청와대에 검찰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가 조사 지연 전략을 들고나온 건 최순실 씨(60·구속) 등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혐의가 적시될 경우 대통령 탄핵의 명분이 생길까 우려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검찰은 청와대의 속내에 개의치 않는다며 계속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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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청와대’를 향해 검찰이 강하게 나갈 수 있는 데에는 수사팀 내부에 자신감이 충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행정수반인 대통령을 대면조사 하겠다는 것은 이미 여러 혐의를 입증할 단서를 확보했다는 방증이다.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박 대통령 통화 녹음과 안 전 수석의 수첩에 담긴 일정이 박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강력한 단서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수첩을 최 씨에게 보여주며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논리로 봐도 검찰은 이미 최 씨 등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적시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국민의 눈높이를 밑도는 수사를 할 경우 그에 따른 역풍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조직 전체를 휘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수사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 대통령의 내밀한 혐의 내용을 검찰 캐비닛에만 넣어 둔다면 검찰의 그동안 수사 노력은 공염불이 돼 버린다. 여야는 조만간 발효되는 특별검사법에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수사 내용을 수시로 밝힐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검찰이 수사를 하고도 밝히지 못한 내용을 특검이 새로운 내용인 것처럼 공개할 경우 국민의 비판은 검찰로 향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검찰은 특검으로 공이 넘어가기 전까지 박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거부한 채 시간 끌기를 계속한다면 검찰도 그간 박 대통령과 관련해 확인한 내용을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국민에게 알리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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