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횡설수설/고미석]이방카 트럼프

입력 | 2016-11-15 03:00:00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에게 맏딸 이방카(35)는 ‘살림 밑천’을 뛰어넘어 대선 캠프의 핵심 참모 겸 일등 공신이다. 그는 남들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새엄마 멜라니아를 대신해 대선 주자 아내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트럼프도 딸이 만삭의 몸으로 함께하지 못할 때면 하루 3번씩 전화를 걸어 조언을 청했다.

 ▷이방카의 존재감은 대선 운동의 고비 고비에서 돋보였다. 폭행 사건 등 좌충우돌 문제를 일으킨 선대본부장을 전격 해임하도록 아버지를 설득했다. 7월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감성적 찬조연설을 통해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인종차별과 여성 혐오 등 트럼프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맏딸 덕을 톡톡히 본 아버지는 이방카를 든든한 조력자로 인정해 3남 2녀 중 가장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여성 잡지 ‘코스모폴리탄’의 ‘이방카에 대해 알아야 할 7가지’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부터 쭉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장했고 부동산 재벌의 상속녀인 동시에 자기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당당한 사업가다. 한동안 부진했던 그의 사업은 아버지의 당선 이후 승승장구한다는 소식이다. 전직 모델답게 완벽한 몸매를 가진 그는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나왔다. 유대계 부자 남편을 만나 유대교로 개종했고 자식 욕심도 남달라 2남 1녀를 낳았다. 자녀 교육에도 열심이다. 그의 인스타그램에서 네 살배기 딸이 중국풍 원피스를 입고 당시(唐詩)를 외우는 동영상이 최근에 퍼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가 이방카 부부를 장·차남과 더불어 대통령직인수위 집행위원에 선정하면서 족벌정치 논란이 불거졌다. 집행위원 16명 중 4명을 자식들로 채웠으니 공개적인 가족잔치를 벌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과거 이방카는 ‘행정부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정부 직책 없이 특별보좌관으로 막후에서 전방위 참모 노릇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월한 외모와 두뇌, 수완을 갖춘 ‘대통령의 딸’, 공식 직책을 맡든 안 맡든 트럼프의 ‘비밀병기’가 백악관의 ‘핵심실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같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