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에 산 건 빼빼로가 아니라
'과대 포장지'였다…?
막대과자를 선물로 주고받는 기념일인
'빼빼로데이'(11월 11일)
요즘 들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가격이 비싼 제품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빼빼로가 든 꽃바구니는 3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반면, 1만 원 이하의 관련 상품은 너무나 빈약한데요.
막대사탕 2개와 초코볼 1개를 넣어놓고는
'선물 꾸러미'라고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죠.
가격은 대부분 포장지 차이에서 결정됩니다.
특히
마트와 편의점, 제과점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춰 다양한 빼빼로 관련 상품을 내놓는데요.
'과대포장'된 것들이이 대부분입니다.
"이맘때 과자선물 제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이 선물의 크기나 부피를 정성의 기준으로 삼는 잘못된 허례허식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과대 포장으로 치솟은 제품 가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이됩니다.
또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요.
하루에 배출되는 포장 폐기물은 약 2만 톤,
전체 생활폐기물의 35% 정도를 차지합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제품 포장을 2회 이내로 제한하고,
과자는 포장 대비 내용물 80%이상으로 제한합니다.
지난해 단속에서과대포장으로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제품 243건 중 223건은
내용물에 비해 포장 공간을 과도하게 늘린 사례였죠.
기자가 직접
과대포장이 의심되는 제품을 골라
한국환경공단에 문의해봤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초코바와 막대사탕이 각각 2개 들어있는
1만원 짜리 선물 바구니에 대해
"바구니 높이보다 막대과자 길이가
더 길어 과대포장으로 볼 수 없다"고 답변했죠.
장난감 '뿅망치'와 막대과자 단품 3개를 넣은 제품도
뿅망치를 제품으로 봐야 해
문제 삼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선물 꾸러미의 인형이나 증정품도 제품의 일부로 봐서
과대포장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렇게 업체들은 교묘하게
단속과 적발을 피해 가고 있습니다.
실제 내용물의 양에 상관없이
부피를 키울 수 있는 꼼수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렇게 꼼수로 업체가 부풀린 가격은
소비자의 부담으로…
또 낭비된 포장지는
산과 들, 그리고 강을 병들게 할 겁니다.
"포장은 공짜가 아닐뿐더러 소비자가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소비하는 또 하나의 제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