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보다 6.7% 오른 14만4000원… 한미약품 등 제치고 시총 30위 진입 트럼프 당선후 바이오株 수혜 “고평가” vs “잠재력”… 전망은 엇갈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거래 첫날인 10일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개장 직후 공모가(13만6000원) 대비 7% 넘게 폭락했던 주가는 이후 반등에 성공하며 공모가보다 5.88% 오른 1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첫날 시가총액 9조5608억 원으로 한미사이언스(5조713억 원), 한미약품(4조1897억 원) 등 기존 제약주들을 제치고 단숨에 시가총액 30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약 10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 종목이 됐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9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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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1999년 7월 상장 당시 21억 달러를 끌어 모은 미국 제넨텍 이후 바이오제약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라며 "아시아 신흥 바이오 기업이 초대형 IPO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고 자평했다.
다만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 정도 주가와 시총을 유지할 실적이 가시화될지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이슈가 있다"며 "1, 2년간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상장을 주관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은 "대량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며 지휘하는 사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바이오 업종은 거래 실적을 쌓기까지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 부회장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을 통해 제넨텍 전직 경영진을 소개받는 등 자신의 글로벌 인맥을 적극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스위스 제약기업인 로슈 측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바이오 관련 국내외 논문들을 찾아 읽은 뒤 관련 계열사 사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진두지휘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 주주는 삼성물산(43.44%), 2대 주주는 삼성전자(31.49%)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2%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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