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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시두스보]두 판다의 야생 생존 도전

입력 | 2016-11-09 03:00:00

10월 최초로 동시 방생… 천적 분별 등 2∼3년 훈련 소화




지난달 20일 중국국가임업국과 쓰촨 성이 공동으로 주최한 판다 ‘화옌(華硏)’과 ‘장멍(張夢)’ 방생 행사가 야안(雅安) 시 리즈핑(栗子坪) 국가급자연보호구에서 열렸다. 두 ‘귀요미’는 전문적인 야생 훈련을 받은 뒤 대자연으로 향하는 첫 발을 내디디게 됐다. 두 판다를 동시에 방생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10월 18일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의 두 암컷 판다 화옌과 장멍은 워룽선슈핑(臥龍神樹坪) 기지에서 방생 전 마지막 신체검사를 받았다. 신장, 체중, 혈액, 기생충 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두 판다의 생장 발육 및 각종 생리 지표가 모두 정상이었다.

화옌과 장멍은 2013년과 2014년에 판다보호연구센터 야생훈련기지에서 태어났다. 3년여의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화옌은 독자적으로 은폐 거처 찾기, 다양한 종류의 죽순과 수원(水源) 찾기 등을 터득했다. 또 야생동물 특유의 경각심과 천적과 친구를 분별하는 능력도 터득했다.

장멍은 2년여의 훈련과 교육을 거쳐 엄마를 따라 기본적인 야외 생존 기능과 피신 요령을 익혔다. 성장과 발육 상태도 양호하다. 판다보호연구센터 야생훈련 전문가 황옌 교수는 “두 판다가 훈련 성적이 우수하고 천적 분별, 친구 분별, 영역 설치, 먹을거리와 물 찾기 등의 테스트를 통과했다. 훈련 결과가 좋았기에 방생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야생으로 방생한 뒤 판다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화옌과 장멍의 ‘지문’을 채취하고 몸속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신분식별칩을 이식했다. 또 위치 추적과 무선원격측정 기능이 담긴 GPS 기기를 달아줬다.

지난달 20일 오전 10시 30분, 사람들의 주목과 기대 속에서 화옌과 장멍은 우리에서 나와 대자연을 향해 뛰어갔다. 이로써 이들의 야외생존 도전기도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판다를 대자연으로 보낸 후, 연구팀은 즉각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에 착수했다. 판다가 새로운 야외 환경에 적응하고 야생 판다 무리에 합류하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한 작업이었다. 두 ‘제자’가 교육을 이수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황옌은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우리는 이들의 행적을 주목할 것이다. 방생은 시작일 뿐이다. 이들이 야외에서 무사히 생존하고 야생 판다와의 번식에도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야생훈련 후 대자연으로 방생… 멸종위기종 구하는 중요 수단

판다는 중국의 국보이자 세계생물다양성 보호의 중점 대상이다. 국가임업국 장훙원(張鴻文) 총경제사는 “인공 사육한 동물을 야생화 훈련을 거쳐 대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멸종위기 동물의 개체수를 늘리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최근 수년 동안 중국은 성공적으로 따오기, 양자강 악어, 야생마 등 20여 종의 야생동물 방생사업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판다는 자체 생육능력이 낮고 식성이 단일하며 서식지 파괴 등의 원인으로 다른 야생동물보다 방생이 어렵다. 이 때문에 화옌과 장멍 두 마리를 동시에 방생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세계 최초로 판다 두 마리를 동시에 방생한 것은 새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을 테스트하고 야생으로 돌아간 뒤의 생존 활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중국에는 67개의 판다자연보호구가 있고 자연보호구를 중심으로 판다보호시스템을 형성해 60%의 판다 서식지와 70% 이상의 야생 판다 개체군을 보호하였다. 2015년 말 까지 중국 판다 사육 개체군은 422마리에 달해 야생 판다 개체군의 확대를 위해 튼실한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 2003년부터 6마리 방생… 2마리는 사망 ▼

판다 야생 방사 프로젝트는 2003년부터 정식으로 가동됐다. 3년간의 야생 적응 훈련을 받은 ‘샹샹’이 첫 방생 대상이었다. 그 후 10년여 동안 화옌과 장멍을 포함해 6마리의 인공 번식 판다가 방생됐다. 또 현재까지 17마리가 야생 적응 훈련에 참가했다.

황옌 교수에 따르면 예전에 방생했던 ‘타오 타오’와 ‘장샹’은 이미 야외 생존에 적응해 자신의 서식지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방생 실험에는 혹독한 대가도 따른다. 이미 판다 두 마리가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병사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어미와 새끼를 함께 풀어놓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방생 성공률이 60%에 달했다.

중국이 방생 프로젝트를 벌이기 전에는 100km²의 리즈핑자연보호구에 서식하는 야생판다가 10여 마리에 불과했다. 이 곳에 판다를 방생한다면 개체군을 더 늘릴 수 있다. 황 교수는 “타오타오와 장샹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1∼2년 내에 야생에서 후대를 생육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시두스보 기자 양쉐(楊雪)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