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뷰티클래스
항암 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암 환자들에게 갑작스러운 외모 변화는 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킨다. 경희의료원 ‘뷰티클래스’프로그램에서는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가발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얼굴형에 맞는 헤어컷 서비스를 지원한다. 경희의료원 제공
암 환자에게는 생존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치료 후 ‘삶의 질’이다. 암 환자 대부분은 치료 후에도 통증과 수면장애, 식욕상실, 의욕상실 등에 시달린다. 암 치료뿐 아니라 환자와 환자 가족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모발 손실은 환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외출도 꺼리게 한다. 더욱이 항암치료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암 환자들에게 갑작스러운 외모 변화는 심리적인 고통을 가중시킨다.
경희의료원(원장 임영진)은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생긴 탈모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가발을 지원하고 있다. 병원 서비스 차원에서 시작한 이 암 환자 가발 지원 프로그램은 환자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형경 경희의료원 홍보팀장은 “뷰티클래스를 몇 년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많다”며 “유방암 환자인 김모 씨(62)는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를 겪는 와중에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이 있었다. 집의 큰 행사를 앞두고 고민하다가 병원의 ‘뷰티클래스’를 알게 되어 가발을 제공받고 무사히 결혼식을 치렀다. 결혼식 후에는 경희의료원에 감사의 뜻도 보내왔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다른 대장암 환자인 이모 씨(45)는 가족에게 자신의 외모가 바뀐 것에 대한 상실감을 얘기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다가 ‘뷰티클래스’ 가발을 제공받고 건강할 때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며,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한다”고 회상했다.
임영진 경희의료원 의료원장은 “이러한 일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도 환자의 치료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