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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1R 1위 확정’ 대한항공, 얼마나 완벽한 배구 했나

입력 | 2016-11-06 16:54:00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습을 1시간30분 밖에 못 했습니다.”

대한항공 박기원(65) 감독의 말은 엄살이었다. 4일 천안에서 현대캐피탈과 원정경기(3-0 승) 후 이틀 만에 홈경기를 치르는 데 따른 부담이 있을 만했지만, 선수들에게 지친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천안에서 완벽한 경기를 했다”는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한항공은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6~2017 V리그’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2 25-21)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5승1패(승점 14)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1위로 1라운드를 마치게 됐다. “4승2패를 해도 기대 이상”이라던 박 감독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결과다. ‘스피드 배구’라는 흐름에 맞춰 3인 리시브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지만, 완성이 늦어지자 박 감독은 재빨리 노선을 바꿨다. “2.5인 리시브 시스템이다. 준비가 덜 됐는데도 경기를 내주면서까지 그 색깔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 대신 자체 범실을 줄이면서 풀어가야 한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다.”

박 감독의 말대로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대한항공 선수들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박 감독은 한시도 작전판을 손에서 떼지 않았다. 쉬지 않고 선수들과 호흡하며 함께 기뻐하고 아쉬워했다. 교체되는 선수들과도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격려했다. 선수들의 표정도 밝았다. 관중석을 대부분 메운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그야말로 ‘배구 할 맛 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공격의 핵인 ‘좌우 날개’의 밸런스도 완벽에 가까웠다. 외국인선수 미챠 가스파리니가 19득점(2서브·1블로킹), 공격성공률 53.33%를 기록했고, 김학민이 17득점(1서브·1블로킹), 공격성공률 71.42%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둘의 점유율이 20%를 넘기면서(20.83%) 공격 옵션이 한층 다양해졌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서브범실이 급격히 줄었고, 수비가 잘됐다. 연습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았다”면서도 “1라운드 1위라는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범실과 기복을 줄이고 더 집중해야 한다.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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