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야 英옥스퍼드대 교수 “사회-문화 특징 무시한 따라하기…학습격차 등 되레 교육 불평등 심화”
가리야 다케히코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29일 서울 서초구 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16 서울국제교육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8, 29일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2016 서울국제교육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가리야 다케히코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61)의 말이다. 그는 2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성급히 추진하는 교육 개혁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가리야 교수는 “한국에서 새로운 교육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게 하는 교육 방식이 절대선이 될 수 없고, 오히려 학생들 간의 학습 격차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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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스스로 학습 동기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자기 주도적 교육 방식이 통할지 모르지만,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은 오히려 교실에서 방치되고, 교사들 또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는 교수법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육 불평등 문제에 대한 가리야 교수의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교육 당국이 실제로 학교 현장을 면밀히 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데는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좇기보다 그 나라의 역사 사회 문화의 특징에 맞는 개혁을 실행해야 하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불평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좋은 결과만을 기대하는 ‘낭만적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가리야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도쿄(東京)대에서 교육대학원 교수를 지냈으며, 2008년부터는 옥스퍼드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