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울시향 사태'와 관련해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54·여) 측이 "정명훈 전 예술감독 탓에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정 전 감독이 과거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에게서 모욕당한 것을 무시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과 "전임 대표 때문에 직원들이 박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겨 명예를 훼손했다며 6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흥권) 심리로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박 전 대표 측은 "경찰 수사에서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정 전 감독은 모두 진실이라고 주장해 자신이 인권 문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며 "정 전 감독은 또 편지를 써서 시향 측이 보도자료까지 뿌리게 해 박 전 대표의 명예가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전 감독 측은 "일단 정 전 대표의 말이 허위인지 밝혀져야만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검찰 조사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박 전 대표가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과 정 전 감독이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한 사건을 함께 수사 중이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 의견에 따라 검찰에 관련 형사기록을 요청해 이를 향후에 재판에 참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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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혁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