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근 전 연설비서관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 썼냐고? 규정상 답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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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현 한국증권금융 감사)은 28일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입수해 수정했다고 인정한 최순실 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이이고 최근 언론의 보도를 보고 알게 됐다”면서 “(대통령) 연설문을 중간에 손을 댔다는 의심을 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파문에 연루됐다는 세간의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밤 최순실 씨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입수 및 수정 의혹이 제기된 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조인근 전 비서관은 이날 입장 발표에 대해 “청와대와 일절 교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비서관 재직 시절 최종 연설문이 달라진 경로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연설문이 이상하게 고쳐져 돌아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간에 손을 댔다거나, 의심한 바도 없고, 수정은 부분적인 단어와 표현만 있었다”며 “대통령 연설문의 완성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므로 중간에 이상해졌다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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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완성된 연설문 초안은 어디로 넘겼느냐는 질문에 “부속실로 넘겼고 부속실은 정호성 비서관이 근무하는 곳 하나 밖에 없다”고 했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나도 모르게 연설문이 이상하게 고쳐져 돌아온 적 있다’고 내가 말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순실 씨에게 연설문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간 언론 접촉을 피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순실 씨 때문에 나라가 굉장히 혼란스러운데, 저까지 나서서 한 두 마디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싶어 언론을 피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저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증폭되고, 제가 생활인인데 회사와 집에 더는 피해를 줘선 안 되겠다싶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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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5개월간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지난 7월 돌연 사직한 뒤 8월29일 증권금융 감사로 선임됐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