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분위기 쇄신 이끄는 구현모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7월 강원 원주 연수원에서 열린 KT의 ‘1등 워크숍’에서 콜센터 상담원이 제기한 문제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워크숍의 첫째 날 이 상담원이 내놓은 안건은 실무자 토론 끝에 “출입국사무소 발행 서류로 확인하자”는 대안으로 이어졌다. 다음 날 워크숍에 참여한 마케팅전략본부장은 곧바로 이를 ‘실행’ 목록에 넣었다.
최근 KT 내부에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수동적 소극적이던 ‘공기업 마인드’의 예전과 달리 KT가 적극적이고 민첩해졌다는 것이다. 2013, 20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KT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올해 2분기에도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000억 원을 넘어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었다. 증권가는 KT의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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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부사장은 “기업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바퀴가 뒷받침돼야 한다. 바로 ‘전략’과 ‘문화’다”라고 강조했다. “황창규 회장 부임 직후 KT의 전략은 ‘기가토피아’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새로운 문화를 주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구 부사장은 말했다.
입사 30년 차인 구 부사장은 “입사 당시 유선 시장이 주무대였을 때만 해도 KT는 당연히 독보적인 1등이었다”며 “무선 시장 점유율 위주로 판도가 바뀐 이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마음속에 ‘우리가 1등이었다’는 인식이 울분으로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동력으로 KT의 ‘1등 정신’을 깨운 것이 2014년 9월부터 시작한 1등 워크숍이다. 구 부사장이 말하는 워크숍의 기본 원칙은 △계급장 떼고 토론 △1박 2일 내 해결책 제시 △부서장급 임원이 실행 여부 즉각 결정 △데드라인 써내고 실행 등 4가지다.
원래 첫날 오후 8시 종료 일정으로 계획했던 워크숍은 실제 새벽 1, 2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장 영업점 직원들이나 콜센터 상담원, 본사와 지사의 대리부터 부장단까지 주제와 관련된 아무나 참여해 자신이 겪은 문제를 내놓고, 실제 해결책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이 잠도 잊고 몰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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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