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총격사건’ 피의자 영장신청
‘오패산 총격사건’의 피의자 성모 씨가 2014년에 쓴 전자책 ‘대지진과 정한론’(왼쪽), ‘대지진과 임진왜란’.
○ 역사책까지 쓴 총기 살해범
20일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2차례 성폭행을 저질러 9년 6개월을 복역한 성 씨는 2012년 9월 출소 후 아르바이트와 자전거 판매 등으로 생계를 꾸리며 출판사를 등록했다. 그리고 2014년 2월부터 7월까지 1권의 책과 2권의 전자책을 펴냈다. 성 씨는 이 책들에서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에 관한 기존 역사관을 부정하고 일본에 대지진이 있을 때마다 전쟁이 발생했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일본이 조선인들을 독살하려는 의도로 고추를 들여왔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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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와 수사기관에 대한 강한 불신과 피해의식이 망상 증세로 이어지면서 성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조승희는 당시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 ‘난 위대한 인물이다’ 등의 증상을 보였다. 성 씨의 경우도 전형적인 피해망상에 의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살인과 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이날 성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정확한 범행 이유를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36명 일하는 파출소에 방탄복은 1벌
고 김창호 경감(54)이 근무하던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에는 방탄복이 단 한 벌뿐이었다. 파출소에는 김 경감을 비롯해 36명이 근무 중이다.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번동파출소에 구비된 방탄복은 한 벌뿐이다. 그나마 14년 전 구매한 것이라 무게가 10kg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27일 경기 화성시 남양읍의 한 주택에서 형제간 갈등이 벌어져 7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형 부부와 출동한 파출소장이 숨졌다. 이 사건 후 경찰청은 방탄복 1100벌을 전국 지구대와 파출소에 보급했다. 그러나 전국 지구대와 파출소 수(1982곳)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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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 hack@donga.com·김단비·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