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미술 속 도시’전 구영과 서양의 中 국보급 그림 등 동아시아 3국 작품 373점 선봬
18세기 중국의 서양이 그린 ‘고소번화도’. 청나라 당시 쑤저우의 실제 풍경을 그렸다. 12m 너비의 작품에 총 4800여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6세기 중국 화가 구영(仇英)이 그린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를 감상하려면 목과 허리의 통증을 각오해야 한다. 너비만 9.8m에 이를 정도로 작품의 스케일이 방대하고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예부터 물산이 풍부해 부자 도시로 유명한 중국 쑤저우(蘇州)를 모티브로 상상력을 가미해 이상적인 도시상을 그려냈다. 생동감 넘치는 상업도시의 이상향은 경세치용(經世致用)을 강조한 조선 실학자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줬다. 연암 박지원은 7개의 청명상하도 아류작을 보고 “구영이 그린 진본이 아니다”라고 감정할 정도로 이 그림에 푹 빠져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5일부터 개최한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특별전에 가면 우리나라 국보급에 해당하는 중국 1급 문화재인 구영의 청명상하도와 서양(徐揚)의 고소번화도(姑蘇繁華圖)를 감상할 수 있다.
조선 후기 도시의 생생한 풍속을 엿볼 수 있는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과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도 선보인다. 성인 5000원, 청소년과 어린이 4000원. 다음 달 23일까지.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