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넥센 감독 염경엽.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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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이 넥센과 공식 결별했다. 17일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1-3으로 패해 시리즈 탈락이 확정된 뒤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넥센 구단도 하루 뒤인 18일 “염 감독의 사임 의사를 수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염 감독은 시즌 후반기부터 SK의 차기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던 터라 그의 향후 거취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전 넥센 감독 염경엽. 스포츠동아DB
● 단호한 염경엽, “1년은 무조건 쉰다”
염 감독의 입장은 단호하다. “2017년은 무조건 쉬면서 공부하겠다.” 몸과 마음이 지친 터라 일단 쉬겠다는 입장이다. SK는 올 시즌을 끝으로 김용희 전 감독과 2년 계약이 끝났고, 재계약하지 않기로 해 감독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SK 구단도 “염 감독에게 관심이 없다”고 소문을 일축했고, 염 감독도 “SK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문대로 염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는다면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넥센 구단을 흔들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SK 입장에서도 염 감독을 영입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전 넥센 감독 염경엽. 스포츠동아DB
● 넥센과 염경엽, 왜 아름다운 이별 못 했나
사실 염 감독이 준PO 4차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넥센 구단관계자도 “사전에 합의한 상황이 아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구단측이 염 감독의 사퇴 발언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루 늦춘 이유다.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넥센 구단관계자도 “소속팀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힌 부분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염 감독은 부산 원정을 하루 앞둔 8월1일 “올 시즌 종료 후 넥센을 떠나겠다”고 통보했고, 구단측은 이를 만류하면서 “더 좋은 환경을 위해 떠나겠다면 동의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넥센 구단은 “염 감독이 4년간 팀을 이끌었던 부분을 인정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식 입장표명은 물론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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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넥센 감독 염경엽. 스포츠동아DB
● “미국에서 메이저리그(ML) 시스템 공부할 것”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염 감독은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 전망했던 해설위원 활동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넥센의 공식발표 직후 연락이 닿은 염 감독은 “ML 시범경기 등을 직접 보면서 시야를 넓히고, 시스템에 대한 공부를 더 할 것이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4년간 썼던 게임노트를 복기하며 좋은 부분은 더 발전시키고, 잘못했던 부분은 보완하려 노력하겠다. 언젠가 현장에 돌아온다면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고척돔 감독실의 짐을 빼진 않았다. 금명간에 구단사무실을 찾아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조만간 구단을 방문해 인사드리고, 짐을 정리할 것이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죄송한 마음이 크고, 신경 써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