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한목소리… 속내는 제각각
○ 文-安, 2012년과 달라진 구호
문 전 대표는 6일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출범식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성장의 열매가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국민성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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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 전 대표는 8월 광주에서 “정치를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고 시대를 바꾸라는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제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정치 교체’를 선언했다. 지난달에도 “그간 정권 교체는 양 극단 세력이 주인공이었다”며 “이들을 배제한 합리적 개혁 세력이 새로운 틀을 만들자는 게 정치 교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슬로건을 내년 대선까지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재수생’인 안 전 대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새 정치’ 구호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내년 대선에 처음 도전하는 박 시장과 안 지사는 각각 미래와 시대 교체를 내세우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국가 주도 성장시대의 국정 운영 방식으론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며 “국가 시스템, 룰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도 “현재 2016년과 미래를 이끌려면 20세기로부터 벗어나고 20세기 낡은 정치와 리더십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대 교체론’을 내세웠다.
○ 선두 주자 견제용? 약점 보완용?
일각에선 이들의 메시지가 선두 주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전 정부를 ‘경제 무능’,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를 ‘낡은 세력’으로 각각 폄훼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과 안 지사 역시 ‘미래’, ‘시대’라는 구호를 내세워 다른 주자들을 구시대로 보려는 시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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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주자들의 다양한 ‘교체론’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두고도 정권 교체라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정권 교체만 외쳐선 안 된다’는 게 야권주자들의 문제의식”이라며 “시대정신을 찾으려는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 전 대표가 최근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한 매머드급 싱크탱크를 출범시키자 박 시장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박 시장의 외곽 지지 조직인 ‘희망새물결’은 10일 현재 합류 인원이 7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새물결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대전세종희망새물결 출범을 시작으로 강원, 전북 등 지역별 조직이 잇달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새물결은 호남지역 시민사회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등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한 호남 지역에서의 세 불리기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대선 정책 싱크탱크도 별도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