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은 ‘유격수 시리즈’였다. LG 오지환(왼쪽)은 2개, 김선빈은 1개의 실책을 각각 저질렀다. 특히 오지환은 4회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놓치며 결승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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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10일 KIA-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어떤 팀이 이기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어떤 팀이 지지 않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만큼 실책으로 승부가 판가름 난다는 얘기였다.
김 위원의 예상은 적중했다. LG와 KIA의 와일드카드 1차전은 유격수들의 실책으로 인해 요동쳤다. 그 서막은 LG 오지환이 열었다. 오지환은 1회부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2사 후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으며 출루시켰다. LG 선발 데이비드 허프가 다음 타자 나지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단기전에서 첫 번째 실책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그는 3회에도 김선빈의 타구를 너무 세게 송구했다. 1루수 정성훈이 잘 처리했지만 긴장감으로 인해 경직돼 있다는 게 드러났다. 결국 4회 사달이 났다. 오지환은 4회 2사 2·3루서 안치홍의 타구 때, 판단 미스로 잡는데 실패했다. 이 실책으로 LG는 안줘도 될 2점을 내줬고,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KIA는 상대실책을 틈타 기세를 몰아갔다. 6회 1점, 8회 1점을 더 뽑아내며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KIA에서 실수가 나왔다. 8회 무사 2루서 대타 이병규가 친 타구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 공이 높게 뜨긴 했지만 내야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열심히 타구를 따라가던 유격수 김선빈이 이를 놓치고 말았다. 평소 ‘뜬공 트라우마’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실책으로 인해 1사 2루가 될 게 무사 1·2루의 위기로 돌변했다. 여기서 유강남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LG의 추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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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SK와 넥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SK 유격수 김성현의 결정적 실책 하나로 승패가 갈렸다. 가을야구의 포문을 연 첫 번째 경기는 2년 연속 유격수의, 유격수에 의한, 유격수로 인한 실책 시리즈가 되고 말았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