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은 KBO리그에서 ‘젠틀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예의를 중시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인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박용택이 2011년 사랑의 골든글러브상, 2013시즌 페어플레이상(사진)을 거머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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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라운드의 신사’ LG 박용택
과도한 세리머니 자제 등 경기매너 굿
FA 대박 땐 축하 문자에 일일이 답장
딸 운동회 참가…“아빠로서의 예의죠”
적십자 홍보대사 등 나눔실천도 앞장
야구는 ‘신사의 스포츠’로 불린다. 단체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벨트를 하고 뛴다.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을 하면 지탄의 대상이 되고, 규정에는 없지만 어겨서는 안 되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내 동료를 보호하기 위한 벤치클리어링도 허용한다. 그만큼 야구는 예의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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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의 경기매너는 이미 전문가들도 인정했다. 그는 2013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페어플레이상은 경기 중 발생하는 판정 시비와 비신사적인 행동을 근절하고, 선수들의 스포츠정신 고취 및 프로야구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2001년부터 제정된 상. 당시 뛰었던 수백 명의 선수 중 가장 매너 좋은 선수에게 돌아가는 상을 그는 이미 한 차례 거머쥐었다.
박용택이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은 야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예의’ 때문이었다. 그는 선후배간의 예의, 그라운드 위에서 상대팀에 대한 예의, 야구선수로서의 예의를 꼭 지켜야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예의다. 야구를 오래 해왔던 이른바 ‘야구쟁이’들은 불문율을 고의로 어긴 건지, 아닌지를 상황을 보고 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은 가능한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승엽이 형도 액션이 거의 없지 않은가. 상대를 자극해서 오해 살 필요는 없다. 또 그렇게 행동하는 게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그러다보니 스스로 지켜야할 게 참 많다. 일례로 2014년 친정팀과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마친 날, 정작 스스로는 기쁨을 만끽할 시간이 사실 많지 않았다. 쏟아지는 몇 백통의 축하메시지에 일일이 답하느라 5∼6시간동안 휴대폰만 잡고 있어야했다. “다들 바쁠 텐데도 내 (계약) 소식을 기다렸다가 때맞춰서 축하메시지를 보내준 건데 고마움을 전하는 게 도리 아니겠느냐. 이런 걸 그냥 넘어가질 못 한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진정한 매너남이다.
박용택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뿐만 아니라 유니폼을 벗은 후에도 신사의 품격을 지키고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골든글러브시상식에서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한 뒤 팬들과 연탄배달을 제안했고, 지금까지도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며 “2006년부터는 안타나 도루를 할 때마다 적립금을 쌓아 기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고, 적십자 홍보대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서울대학교 소아과병동에 있는 환아들을 매년 찾아갔던 걸로 기억한다”며 “본인 이름으로, 아내 이름으로, 또 딸 이름으로 계속해서 기부도 한다고 하더라. 딸이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기부를 시작했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항상 모범이 되는 행동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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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